제 3장 입지이론과 단일 도심의 공간구조이론

    이 장에서는 도시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중의 하나인 입지이론을 소개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활동이 어디에 입지 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 결과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를 단일도심모형을 이용하여 살펴보기로 한다(what is where, why and so what).

    단일도심모형은 한도시의 모든 경제, 문화활동이 도심이라는 한 점에서 이루어지며, 재화난 사람이 도심으로 이동되거나 수송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1. 튜넨의 농업용 토지이용과 지대이론

     Von Thunen은 지대론을 토대로 지가가 토지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현대적인 입지이론의 기초를 제공한 사람이다. 리카도의 지대론은 지대는 토지와 다른 요소들이 결합하여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수익에서 토지이외의 요소비용과 이윤을 제외하고 남은 부분 즉 잉여 (surplus)를 의미한다. 이 잉여의 크기는 농산물에 대한 수요와 생산비에 의해 결정되며 생산비는 토지의 비옥도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농산물의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수확체감현상때문에 생산비가 증가하므로 지대는 감소한다. 반면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농산물의 가격이 상승하면 지대는 증가한다.

     튜넨의 지대론의 요지는 농산물이 생산되는 토지와 이 농산물이 판매되는 시장과의 거리 즉 접근성(accessibility)이 지대를 좌우하므로 서로 다른 두토지의 생산성이 같더라도 시장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지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1.1 입지균형과 지대곡선

     튜넨의 모형은 중심지에 농산물시장이 자리잡고 그 주변에 농업지역이며, 토지의 비옥도는 일정하고, 평당 C원이 생산비를 들이며 1년에 x자루의 고구마를 생산할 수 있다. 고구마를 팔기 위해서는 도심의 시장까지 수송해야 하며 자루당 수송비는 km당 t원이다. 이때의 판매가격은 자루당 P원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토지의 임대료는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

    이 모형에서 시장으로부터 거리에 관계없이 이윤이 일정하다면 경작지를 바꾸지 않을 것이며 이 상태를 Locational equilibrium이라 한다. 그런데 토지임대비용을 제외한 생산비는 일정하지만 시장에서 멀어질수록 수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똑같은 이윤을 보장하려면 시장에서 멀어질수록 임대료가 낮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평당임대료 즉 지대는 시장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달라야 입지균형이 성립된다. 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시장으로부터 z만큼 떨어진 곳의 고구마의 1평당 얻을 수 있는 이윤은 판매수익(Px)에서 임대료, 생산비(C), 수송비(txz)와 임대료(R)를 제외한 금액이다. 즉

     π(z)=Px-C-txz-R       (1)

    그런데 시장에서 z만큼 떨어진 곳에서 이윤을 낸다면, 다른 지역의 농부들이 z지점으로 이동하므로 지대가 올라가고, 손실을 낸다면 z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어 지대가 하락한다. 따라서 어느 지역이든 이윤이 0이 되어야 균형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이같은 locational equilibrium에서는 식 (1)의 좌변이 0이된다. 따라서 z지점의 최대 지불용의 금액, 지대는

     R(z)=Px-C-txz        (2)

    그런데 식 (2)에서 P, x, C, t는 값이 정해진 상수이므로 z의 지대는 시장으로부터의 거리 z의 함수이다.
예를 들어 P=15, x=20, t=4 C=50의 지대곡선은

    R(z)=300-50-80z=250-80z (2')이 되고 이것을 그래표로 그리면 <그림 4-1>과 같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지대곡선 R(z)는 토지임대비용을 제외한 총비용선 a(z)와 대칭을 이룬다. 이는 a(z)와 R(z)의 합이 어느 위치에서든지 300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a(z)=50+80z이므로 R(z)=250-80z이다. 즉 시장에서 1km 멀어질수록 토지의 평당임대료는 80만큼 하락한다. 지대곡선의 기울기는 운송비 t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수송비가 많이 들면 지대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지대곡선의 높이가 가격과 생산비용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고구마의 가격이 높을수록 임이의 지점의 지불하려는 지대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지대가 높아서 고구마의 가격이 비싼 것이 아니라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높은 지대를 지불하면서도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

    그러면 경작면적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지주의 입장에서는 땅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면 고구마로 인한 지불지대가 plus인 한 고구마가 재배될 것이다. 따라서 고구마가 경작되는 범위가 시장으로 bkm만큼 이라고 하면 이 지점의 지불용의 지대는 0이된다.

     R(b)=0=Px-C-txb      (3)

식 (3)을 b에 대해 풀면

     b=(Px-C)/tx      (4)

    앞의 예에서 P=15, x=20, C=20, t=4이므로 b=25/8이 된다.

    지금까지는 고구마의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가정하였다. 그러면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 가. 옥수수의 공급량은 경작면적에 비례하므로 도심시장으로 부터 반경 bkm이내의 토지에 재배된다면 공급량은

     Q=A?b² =        (5)

    여기서 A는 상수이고 x, C, t의 값이 주어지면 고구마의 가격이 높을수록 공급량은 증가한다. 따라서 식 5는 옥수수의 공급곡선이 된다. 옥수수의 시장가격은 <그림 4-2>의 시장수요곡선 D(P)와 공급곡선 S(P)가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 즉

      D(P)=S(P)       (6)에 의해 결정된다.

2.2 생산요소간 대체와 지불용의 지대곡선

     튜넨의 모형에서는 종자나 비료의 구입비용인 생산비용은 시장으로부터의 거리에 관계없이 일정하고 토지임대료는 위치에 따라 다르므로 토지와 기타 요소의 상대가격은 시장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다르다. 합리적인 농부라면 두 요소의 상대가격을 고려하여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배합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이제 고구마 20자루를 생산할 수 있는 토지평수(T)와 기타 요소의 투입액(C)의 조합이 (0.4, 120), (0.6, 80), (0.8,60), (1.0,50) 등의 4가지가 있다고 하자. 이 점들을 연결하면 <그림 4-3>과 같은 등량곡선(isoquant)이 된다. 이와 같은 것을 표로 정리하면 <표 4-1>과 같다.

     농부들이 토지 T평과 기타요소 C원어치를 결합하여 고구마 X가마를 생산한다면 시장에서 Zkm지점에 위치한 토지 1평당 이윤은

         (z)=Px-C-txz - RT        (7)

    이다. 입지균형상태에서는 위치에 관계없이 이윤이 0이므로 식 (7)의 좌변이 0이다. 이식을 R에 대해 풀면 z지점에 위치한 토지 1평에 대한 지불용의 지대는

       R(z) =         (8)

     가 된다. 그런데 이 식에서 토지 사용량 T는 일정한 상수가 아니라 시장으로부터의 위치 z에 따라 변하므로 지불용의 지대함수 R(z)는 곡선이다. 물론 1.1에서 처럼 위치에 관계없이 T=1이라면 식 (8)은 식 (2)와 같고 R(z)는 직선이 된다.

2. 단일도심의 도시의 공간구조이론

     튜넨의 농업용 토지이용과 지대결정모형의 기본개념은 단일도심 도시(monocentric city)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단일 도심도시란 도시의 모든 경제, 문화활동이 도심(CBD)이라는 한 지점에 집중되어 있는 도시를 말한다. 또한 모든 주민은 방사선형 도로망을 따라 도심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한다.

2.1 상업용지 및 공장용지에 대한 지불용의 지대

    완전 경쟁상태에 있는 생산업체(판매업소)의 공장(매장)면적을 T, 기타 요소 투입비용 C, 산출량(판매량) x, 제품가격을 P, 1km당 제품 수송비를 t라고 하면 입지균형조건으로 부터 단위면적당 지불용의 지대함수를 도출할 수 있다. 입지균형상태에서는 CBD로부터 임의의 zkm 지점에서 생산(판매)할때 이윤이 0이므로

      π(z)=Px-C-txz-RT=0       (9)이다

   따라서 지불용의 지대함수는

        R(z) =       (10)

    이고 도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지대는 하락한다. 물론 토지와 여타 생산요소간에 대체가 가능하면 R(z)는 원점을 향해 볼록한 곡선이 된다.

2.2 주거용지에 대한 지불용의 지대곡선

1. 주거서비스 가격과 도심에 대한 근접도

    도시에 거주하는 모든 근로자는 동일한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하루 평균소득이 y이고 통근비용이 1km당 t라고 하자. 입지균형상태에서는 어디에 살든 동일한 효용을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이렇게 되면 교통비가 많이 드는 도시외곽지역에 살 때 주거비 지출액이 도심에 비해 더 작도록 위치에 따라 주택가격이 달라져야 한다. 이것은 그림 <4-9>를 통하여 설명될 수 있다.

    각 가구의 만족도는 주거서비스의 소비량 h와 주택이외의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지출 x에 의해 결정된다. 이 소비자의 선호체계는 무차별곡선으로 표시되며 이 곡선은 소비자에게 동일한 효용을 주는 두 재화의 소비량의 짝들을 연결한 곡선이며 원점에서 멀리 위치한 곡선일수록 더 높은 효용수준을 나타낸다.

    편의상 X재의 가격이 1이 되도록 잡으면 도심에서 z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비자는 소득에서 통근비용 tz를 지출하고 남은 금액(y-tz)을 주거서비스와 기타 재화의 구입에 사용한다. 입지균형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각 소비자가 어디에 살든지 동일한 만족수준을 누려야 하며 이 효용수준을 u라고 하면 도심으로부터 z만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비자는 u선 위에 있어야 한다.

    이 소비자가 입지균형상태에서 주택서비스 1단위에 지불하려는 임대료는 얼마인가? 소비자는 최소의 비용을 들여 주어진 효용 u를 달성하고자 할 것이므로 이 소비자는 (O, y-tz)점에서 시작하여 주어진 무차별곡선에 접하는 직선상의 점 E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 직선이 예산선이므로 기울기의 절대치는 도심으로부터 zkm 지점에서의 상대가격 P(z)와 같다. 같은 논리로 z보다 먼 z'지점에 위치한 소비자의 입지균형조건으로부터 이 지점의 지불용의가격은 (O, y-tz')에서 출발하여 무차별곡선 u와 E'점에서 접하는 직선의 기울기가 P(z')와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두 직선중에서 z점에 비해서 z'점에 대응하는 직선이 더 완만하므로 기울기의 절대값이 더 작다.

    따라서 주택서비스에 대한 지불용의 지대료는 도심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작아지고 P(z)는 z의 감소함수가 된다. 여기서 주택과 기타 재화의 상대가격이 변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두재화의 조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주택서비스에 대한 지불용의 가격곡선 P(z)는 그림 4-10과 같다. 한편 그림 4-9의 z와 z'에 위치한 소비자들의 주거면적을 비교해보면 도심에서 더멀리 떨어진 z'에 소비하는 거주자가 더 넓은 주거공간을 소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P(z)가 우하향곡선임을 보였다. 그러면 이 곡선의 기울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z에서 h만큼의 주거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야간 더 외곽으로 ?z만큼 이동하면 통근거리가 ?z 늘어나 교통비가 t?z 능가하는 반면에 주거비는 (-?P)h 만큼 감소한다. 만약 이 가구가 균형상태에 있었다면 주거비 이동으로부터 순 이득이 없어야 하므로

         tz= -{P(z)}h(z)      (11)이고 이식을 풀면 P(z)의

              기울기는             (12)

  가 된다. 그런데 z가 증가할수록 주거면적 h가 증가하므로 P(z)의 기울기는 점차 완만해지게 된다.

   식 (12)는 아래 식 (13)으로 다시 정리할 수 있다.

                (13)

    이 식의 좌변은 도심에서 1km 떨어짐에 따라 주택가격이 몇 %하락하는가를 나타내며, 주택가격곡선의 경사도(housing price gradient)라 부른다. 따라서 식 (13)은 도심에서 1km씩 멀어짐에 따라 단위면적당 주택서비스의 가격이 한계교통비를 주거비로 나눈치만큼 하락한다.

2.3 단일도심 도시의 균형공간구조

1. 건물의 높이와 인구밀도

     단일 도심모형에 따르면 도심근처에 높은 건물이 집중되어 있고 외곽으로 나감에 따라 건물의 높이가 낮아진다. 건물은 토지와 건자재의 결합인데 도심에서 멀어질 수록 토지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토지를 많이 쓰고 건자재를 작게 쓰기 때문에 건물의 높이는 낮아진다. 상대적으로 도심에서는 비싼 토지를 집약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건물이 고층화되는 것이다. 건물의 높이와 도심으로부터의 거리 z사이의 관계는 지대함수 R(z)와 같은 모양이다.

     인구밀도는 역시 외곽으로 나감에 따라 달라진다. 도심에서 z지점에 거수하는 사람 수를 N(z), 토지면적을 T(z), 인구밀도를 D(z), 총건평을 Q(z)라 하면

          D(z)=N(z)/T(z)
                =      
                =          (17)
   로 쓸 수 있다. 식 17에 따르면, 인구밀도는 택지 1평당 생산된 총건평을 인구 1인당 주거면적으로 나눈 수치와 같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외곽으로 나갈수록 1인당 주거서비스의 소비량(h)은 증가한다. 한편 외곽으로 나갈수록 토지를 많이 쓰고 기타요소를 덜 사용하기 때문에 토지 1평당 기타 요소의 투입량이 줄어 단위토지면적당 주거 서비스 생산량 (Q/T)도 감소한다. 그 결과 도심에서 외곽으로 나갈수록 인구밀도를 나타내는 식 (17)의 분자값은 작아지고 분모값은 커지므로 인구밀도가 하락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일도심도시에서는 도심으로부터의 거리가 증가할수록 단위면적당 주택임대료, 지대 건물의 높이 인구밀도가 모두 하락하게 된다.

2. 도시면적 결정과 비교정태분석

     이제 주거입지이론을 토대로 도시 내부구조모형을 정리하고 외생변수의 값이 변할 경우 공간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 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편이상 모든 경제활동은 도심에 집중되어 있고 주거지역외곽에는 농업지대가 있으며 토지를 농업용으로 사용하면 Ra 만큼의 수입이 보장된다고 하자.

     각 위치의 토지는 도시 주거용 혹은 농업용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둘 중에 더 높은 임대료를 내고자 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따라서 도시주거지역의 면적은 (그림 4-1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주거용지에 대한 지불용의 지대곡선이 농업용 토지임대료, 즉 도시용 토지의 기회비용인 Ra와 같게 되는 반경 bkm지역이 된다. 그러나 이 도시가 균형상태에 있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조건이 필요하다. 즉 외생적으로 주어진 인구를 반경 bkm이내의 면적에 수용해야 한다.

<그림 4-11> 단일 도심 도시의 균형내부구조

     이제 최초의 균형에서 소득이 증가하거나 통근비용이 감소한다고 가정하자. 어느 경우이든 도심가까운 곳의 이득은 줄어드는 대신에 도심에서 먼지역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통근비용이 하락하게 되면 도심으로부터 먼지역에 사는 데 대한 불이익이 줄어들고 소득이 높아지게 되면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넓은 집에 살려면 땅값이 싼 외곽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교통비가 하락하거나 소득이 증가하면 외곽지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지대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하게 되어 <그림 4-12>에서 볼수 있는 것처럼 도시면적(주거지 면적)이 증가하게 된다. 대체로 어느나라이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시가 공간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는 데 이를 교외화(Surbanization)이라 한다.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의 보유대수가 증가하고 교통이 편리해지면 교통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게 되어 교외화가 확산된다.